어릴 때 자주 듣던 이 말이 어제처럼 절실하게 느껴진 적은 없다.
가을 학기 대학원 신입생을 뽑기 위한 커미티를 하고 있는데, 가장 큰 논란 중의 하나는 인터내셔날 학생들이다. 미국 학생들이야 기준대로 뽑으면 되지만, 인터내셔날들은 대개 GRE점수도 낮고, 특히 Analytical writing이 모자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떻게 할까하는게 언제나 고민이다. 이번에 지원한 6명 정도의 학생 중에 거의 대부분이 writing에서 기대에 못 미쳤지만, 그래도 그 중 2명은 뽑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나머지를 얼마나 고려할 것인가 하는 것. 나와 또다른 미국 교수 (부인이 중국인)은 인터내셔날의 잠재력이나 수업에 대한 기여를 단순히 GRE로 보아서는 안된다고 주장을 했고, 나머지는 , 특히 Writing을 가르치는 교수들은 되지도 않는 학생을 데리고 와서 무엇을 할거냐고 반박했다. 서로 열띤 주장을 했지만, 결론을 볼 수는 없었고, 개개 학생별로 투표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커미티 미팅을 마치고 다시 과 회의에 올렸더니 똑같은 논란만 반복되었다. 말도 안되고 공부도 잘 안하는 인터내셔날을 데려와서 무엇하냐고 하는 쪽과, 다른 쪽으로 기여가 많다는 쪽.
이 문제에 이면에는 작년에 졸업한 대학원생들이 있다. 유독 그 해는 중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터키등의 인터내셔날들이 많았다. 실제로 내가 진행하는 대학원 수업에서는 미국인 2, 나머지 6명은 모두 인터네셔날이었다. 그러니, 세미나가 제대로 될 수가 있었겠나? 꼬드기도 하고, 협박도 하고 했지만, 토론에 참여는 거의 없었고, 결국은 내가 강의하는 대학원 수업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중간 리포트에 점수를 나쁘게 주면, 단체로 와서 항의를 하거나 무시를 해버려서 그해 교수회의에서 여러번 논란이 되었다. 한 여교수는 경찰을 부를 수모까지 당했으니, 이 교수가 회의에서 인터내셔날에 대해 어떤 이유로든 반대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른다. 내가 ‘과거의 학생을 근거로 미래의 학생을 벌해서는 안된다’고 주장을 했지만, 별로 듣는 것같지도 않았다.
그 해 한국 학생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모두들 나를 찾아와서 어떻게 하면 좋냐고 묻을 정도였으니까. 영어가 안 되서 부인을 통역으로 데리고 다니기도 하고, 수업 토론 중에는 알아 듣질 못하니 언제나 삼천포로 빠지고. 주의를 줘도 안되고. 사실 여러모로 X 팔리는 일이었다. 리포트다 한번은 말도 안되는 것을 냈다가 또 다음에는 무지 괜찮아서 의심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뭐 증명할 방법도 없었으니…
하여간 이렇게 한 그룹의 말도 안되는 대학생들이 지나가자, 지금까지는 당연하게 느껴졌던 인터내셔날에 대한 배려가 힘들어 진 것이다. 이들을 데리고 와서 우리가 가르칠 수 없다면 입학 허가를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것이 대세.
그래서 어제도 작년 이맘때처럼 비슷한 토론은 비슷한 결과로 마치고, 중국인 학생중 가장 잘 한 학생, 그리고 독일 학생을 하나 뽑았다. 마음이 아팠던 것은 예전 같은면 충분히 되고도 남았을 다른 학생들이 뽑히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앞에 사람이 잘해야 뒤에 오는 사람도 잘 된다는 말이 새삼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