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방학의 시작, 긴 공부의 시작…
오늘부터 난 짧은 휴가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여기 주립대학이 교수들에게 10% 월급을 삭감하는 대신에 주는 휴일을 난 추수감사절 바로 전으로 몰아서 2주의 휴가를 얻은 것이다. 처음에 이것을 계획할 때는 어디 잠깐이라도 여행을 다녀올까도 했지만, 월급이 깎인 다음에 무슨 호사인가 해서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지난 주에 갑자기 시원한나무가 공부를 하겠다며, 위스콘신으로 휙하니 떠나버렸다. 결국은 휴가로 받은 두 주는 시원한나무의 공부로 날아가고, 난 어린나무와 함께 두주를 보낸다. 게다가 이번 주는 학부형 면담 주라서 학교도 1시간 일찍 마치니, 업친데겹친 격이다. 멀리서 바라볼 때는 할 일도 많고, 시간도 많아보이더만, 이제 곧 받아보니 별게 아니고, 벌써 모든 것이 지나가버린 것 같은 두려움만이 든다. 예전에 회사를 다닐 때는 이 보름이 얼마나 소중했고, 그래서 꼬깃꼬깃 모은 돈으로 여행을 다니기도 했구만, 이젠 완전히 집에 박혀버렸다.
하지만, 그러지는 않을 생각이다. 아침에 어린나무가 학교 간 시간을 최대한 이용하고, 딴 짓을 하지 말고, ‘하루 한장씩’의 숙제를 할란다. 그리고 여기에다가 보고를 할란다. 내 자신에게.
밤에도 그러고 싶지만, 좀 두고 볼 일이다. 어린나무가 어제부터 엄마가 없는 사이를 이용해 같이 자자고 파고 들어왔다. 결국 같이 자기로 했고, 새벽 3시에 나는 깨서 공부를 할려고 폼을 잡았지만, 어린나무에게 귀가 잡혀서 다시 끌려갔다. 아침을 먹으면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알았어, 혼자서 잘께’ 하지만, 엄마가 떠난게 안스러운 내 마음과, 잠에서 깨서 조르는 어린나무의 집요함을 어떻게 이길 건가? 오늘 밤을 두고 볼 일이다. 하긴, 대신에 좀 있다가 이런 말로 협박도 했다. ‘그러면 아빠옆에서 해리포터 읽으면 안 돼? 빨리 5권까지 마치고, 6권으로 가고 싶단 말이야.” 자기는 지금 4권 반 정도를 읽고 있으면서.
하여간 그렇다. 이렇게 내 감봉의 휴가는 시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