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전화기가 산 나를 놀래키다!

2009 August 3
by nomedia

지난 주에 시원한나무가 메디슨에서 돌아왔지만, 곧 워싱턴에서 있는 세미나로 오늘 아침에 다시 집을 나갔다(?). 있는 이삼일 사이에 오랫동안 미뤄왔던 핸드폰을 새로 바꾸었다. 2년 너머 쓴 것이라 전지가 금방 없어지고, 또 여기저기 노후의 증상이 와서, 워싱턴으로 가기 전에 거의 닫는 가게를 열어서 새걸로 바꾸었다. 어린나무가 특히나 좋아하니 앞으로 걱정이지만, 그래도 오늘 아침에 새 전화기를 가지고 가는 시원한나무를 공항에 흐뭇한 마음으로 내려다 주고 온 뒤의 일이었다.

어린나무가 아침을 먹는 것을 보는데, 갑자기 어디서 귀에 익은 알람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직감적으로 시나의 전화기 소리라는 것을 아는 순간, ‘아, 전화기를 안 가지고 갔구나’ 했다. 하지만, 곧 전화기를 찾으러 가면서 새 전화기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시나의 옛 전화기의 알람은 그대로 작동을 하고 있었고, 난 한동안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시나의 전화 알람은 우리 집에서 악명이 높다. 그 이유는 언제, 어디에서 이것이 울릴 지도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크지만, 잠들면 알람이 울리든 말든인 시나와는 달리 소리에 민감한 나에게는 정말 고통이다. 시나는 자기 귀 옆에서 울려도 모르고 자고 있고, 난 다른 방에서 무얼 하다가도 와서 꺼야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했던 것이다. 그것도 새벽 3시에도 울리고, 낮에도 울리고 하니, 거의 소방서에 버금가는 알람이다.  그래서, 어떤 때는 이 알람이 정말 스트레스인 적도, 아니면, 없어서 불안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 이 알람이 주인이 없는데도 울린 것이다.

이번에 산 전화기의 알람은 시나에게 직통 라인으로 언제든 깨워서 시나의 공부가 잘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난 좀 건너뛰어 주면 좋겠고. 이 글을 쓰면서 보니 전화기를 꺼놓지 않고 집에 두고 왔는데, 혹시 두 주인 없는 집에서 혼자 시끄럽게 울고나 있지 않은지 걱정이 된다.

One Response leave one →
  1. 2009 August 4
    시원한 나무 permalink

    헤헤헤…미안하군! 그나저나 걱정 사서 하지마라. 안그래도 자꾸 늙는데, 그냥 내비둬버려. 당신도 익숙해질 날이 올테지…

Leave a Reply

Note: You can use basic XHTML in your comments. Your email address will never be published.

Subscribe to this comment feed via RSS

Spam Protection by WP-SpamF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