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Friday
Tuesday, November 27th, 2007미국의 Thanksgiving day 바로 다음날, 금요일은 소비의 날이다.
온나라를 가득 메우는 경쟁적인 쇼핑의 물결이
지금까지 기업들의 적자를 흑자로 바꾸어 놓는 분기점이 된다고 하여
After thanksgiving sale이 있는 금요일은 Black Friday라고 불리운다.
그 블랙의 물결에 조카와 함께 합류한 나는 새벽 4시부터
아이의 장난감가게, 사무용품 가게, 잡화점, 게임샵, 그리고 전자제품가게를
발에 땀이 나도록 뛰고 돌았다.
그리고 마지막 우리는 특별한 세일을 하지 않는 연중 상설할인매장에 들려
조카녀석의 폼나는 조끼 하나랑, 나의 폼나는 시계 하나를 건짐으로써
쇼핑의 대서사를 마무리하는 참이었다.
가게를 나서는 조카가 말했다.
"캐셔 앞에 붙여져 있는 Black Friday 행동 지침 보셨어요?…
Black Friday를 맞이하여, 전 직원은 가능하면 많은 물을 마시고
틈틈히 휴식을 취하여 성공적인 Black Friday업무를 완성하도록 하시요!"
갑자기,
쇼핑으로 가득차보이던 이 세상의 정반대가 눈에 들어왔다.
자정부터 일을 시작해야 하는 노동자들,
새벽 4시 혹은 5시부터 소비를 위해 물결처럼 밀려드는 군중들을 맞이하고
고단한 하루를 보내는 사랃들이 있었다.
하지만, 대박에 눈멀어 쫓아 다니는 우리는ㅡ 아니 적어도 나는-
바로 눈 앞의 그들을 마치 다른 세상의 사람마냥 보지 못하고 있었다.
마치, 화창한 일요일 오후, 갈비부페에서 점심을 먹고 기분좋은 포만감으로
차창밖을 보고 있는데 문득 이런 풍경에 마주치는 것처럼 말이다.
광나고 비싸보이는 차 한대 앞에 다닥다닥 붙어서
거의 여남은 명의 라티노 노동자들이 정성껏 손세차를 하고 있다..
그들이 들고 있는 까무잡잡한 걸레들이 햇빛아래 유난히 눈부시게 빛날 때,
과도하게 먹은 갈비살과 내 더부룩한 뱃살과 시큼한 신트림이 자꾸만 부끄러워지곤 했었다.
하지만 그 다음 다음 일요일이 되면
또 배불리 먹는 갈비의 맛과 외식의 흥취가 그리워질 것이고
다음해 쇼핑의 계절이 오면 할인된 가격만큼 돈을 버는 것처럼 착각하게하는
이른바 세일의 마력에 빠져 또 쇼핑의 물결에서
허덕일지도 모른다.
대체 사람의 각성이란, 다른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이란 얼마나 깊어야지
일상의 내 삶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런지
모를 일이다.
